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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청소식

지(방)청소개

국가보훈부(국문) - 우리청소식(충북북부보훈지청)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조국, 그리고 민족혼(최명환 충주보훈지청장)
8월 더위는 유난히 극성스럽다. 우리역사에 가장 치욕스러운 날과 가장 기쁜 날인 국치일과 광복절이 있기 때문일까. 우리는 광복절은 알아도 나라의 수치인 국치일은 잘 모른다. 너무나 부끄럽고 욕된 일이라 가르쳐주지도 배우지도 않아 모두 모르고 사는 것 같다. 총리대신 이완용과 통감 데라우찌(寺內正毅)는 1910년 8월 22일 "한국황제는 한국전부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하고도 영구히 일본국 황제폐하에게 양여함. 일본국 황제폐하는 전조에 게제한 양여를 수락하고 또 전연 한국을 일본국에 병합함을 승낙함."이라는 등의 가당찮은 8조문으로 된 한일합방(韓日合邦)조약이라는 것을 맺었다. 이로써 나라는 망하고 1945년 8월 15일까지 식민지가 되어 세월을 한탄하며 살아야만 했다. 일본은 사회분위기와 주변의 눈치를 살피다가 1주일 후인 8월 29일에 조약문을 발표하니 이날이 곧 「국치일(國恥日)」이며 경술년의 나라치욕이라 하여「경술국치(庚戌國恥)」라 한다. 한일합방이 발표되자 황현(黃玹)이라는 선비는 "글 아는 사람구실 참으로 어렵구나" 탄식하며 아편을 잔뜩 먹어 자결하였고 금산군수 홍범식(洪範植)은 칼에 엎어져 자결을 하였는데「임꺽정」의 저자인 홍명희의 아버지이다. 그런가하면 경술국치로 일제작위와 은사금을 받아 귀족이 된 자가 76명이라 하는데 이완용(李完用), 우범선(禹範善)등이다. 요즈음 TV연속극「명성황후」에 조대비의 친정조카인 조성하가 나오는데 그 조성하의 장인이 이호준이고 이의 양아들이 이완용으로 68살까지 살았다하니 하늘도 무심하시다. 명성황후시해에 연루되어 일본에 망명했던 육군정위(正尉) 우범선(禹範善)은 씨없는 수박으로 알려진 우장춘(禹長春)의 아버지라 한다. 요즈음 우리사회에 이상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연간 5000명이 원정출산으로 미국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과연 이 애들이 크면 어떤 부류의 인물이 될까. 병자호란(1636년)때 인조는 삼전도에서 청태종에게 무릎을 꿇는 치욕을 겪고 수많은 부녀자가 청나라로 납치되어 갔다. 세월이 흐른 후 이들 일부가 고향땅으로 되돌아왔는데 이들을 일컬어 "환향녀(還鄕女)"라 했다. 즉, 고향으로 돌아온 여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가문의 욕이라 하여 집안과 주위의 괄시가 많았다 한다. 행실이 좋지 않은 여자를 화냥년이라 하는데 화냥질이라는 말과 함께 이때 여기서 생긴 말이라 한다. 고려때 몽고의 공녀(貢女)며 일제시대 종군위안부도 환향녀가 아닌가. 이 모두가 나라를 지키지 못한 때의 우리할머니들이 살아온 슬픈 인생살이이다. "나라 없는 백성은 꼭 개와 같고 나라를 지키지 못하면 아내와 딸의 정조도 지킬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일제에서 해방된지 불과 57년밖에 되지 않았으며 6·25휴전은 채 50년이 지나지 않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알아야 한다. 어느 때 어느 국가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자기의 역사를 잊고 민족혼을 일깨우지 못한 나라는 자손만대를 이어갈 수 없고 민족혼과 조국은 피로써 지킬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 충청북도 도정소식(2002. 8. 1)에 게재된 특별기고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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