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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동부보훈지청

지(방)청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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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체험수기-아들 대통령 되씨요 잉~
부서 보훈과
보훈도우미 고흥 이 은하 아침 6시 전화벨이 울린다. 남편이 전화를 받는다. “예, 어르신 잠깐만 기다리세요. 여보 전화 받아보소”아니나 다를까 대상자 할아버지다. 나의 불찰이다. 어제 전화를 미리 드렸어야 했는데... 오늘 출타를 해야 하는데 당신이 집에 없어도 되겠느냐는 질문이다. “예, 어르신 다녀오세요. 시간 맞춰 여느 때와 같은 시간에 방문 하겠습니다.” “고맙소 수고 하씨요.!” 다시금 내 잘못을 돌이켜 생각한다. 늘 그랬듯 방문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 했거늘... 조금 일씩 서둘러 갈 길을 재촉한다. 방문이 다 닫혀있고, 집안은 고요만이 흐른다. 인기척도 못 알아듣고 방문을 열어 큰 소리로 인사하자 그제서야 반가이 맞으신다. 혼자 있어 심이 없었는데, 내가 오니 든든 하시 단다. 들어서자 마자 할머니 기저귀부터 살폈다. 역시나 상태가 심각하다. 갈아드려야 한다. 옷은 안 벗으신단다. 어제 입으셨다고... 몸을 닦아야 하니 벗어야 한다면 설득하고 물수건으로 전신을 닦아 옷을 갈아 입혀 드렸다. 이부자리 역시도 냄새가 진동을 한다. 할머니는 옷도 없다. 이불도 없다며, 빨지 말라 하시지만 난 도저히 그냥 넘길 수 가 없다. 이부자리며, 옷갖이 등을 모아서 세탁기에 넣고 방 한 구석의 요강을 락스에 세척해 깨끗이 닦아 제자리에 놓아 드렸다. 여느 때는 소변보는 일이 실패의 연속이였는데, 오늘은 2번의 시도다. 요강에 볼일을 시원스레 보신다. 다행이다. 곧 뒤고 넘어 가실 듯 위태 위태 하지만 용케 혼자서도 조금씩의 스스로 몸을 움직이심이 생각보다 훌륭하다. 내가 있어 엄살과 어리광이 느는 듯 하다 . 안 오면 안 된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나한테 이렇게 좋은 일 해 주고 아들 대통령 되씨요 잉.. 언제나 고마움의 표시를 이렇듯 덕담으로 토해내신다. 감사하다. 나도 할머니도 서로에게 이젠 안 찾아뵈면 걱정되고 하루 지나면 언제 오냐고 내가 방문할 날만 손 꼽아 기다리신단다. 귀가 어두워 동네 사람이 다 들을 수 있도록 소리 높혀 외쳐야만 그제 서야 알아듣고 반응하시고 딴 때는 일방통행이다. 할머니와 대화를 하고 나면 배가 고플 지경이다. 관절이 자꾸 굽어지는 듯해 다리를 안마 하며 지그시 눌러 펴보면 아프시단다. 조금 무리를 해 강도를 높혀 나름 데로의 처방을 한답시고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 런지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지금, 나의 몸이 조금 고달프긴 하지만, 오늘은 또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하나 아침은 무게 실은 발걸음 이지만 돌아오는 길은 발걸음 보다 마음이 가벼워져 뭔가 결실을 얻은 듯한 뿌듯함에 다음 대상자를 향해 새로운 시간을 달려 버스에 몸을 싣는다. 이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암시 아닌 암시를 주며 자긍심을 나날이 키우며 다시금 뒤 돌아 보며 앞을 향해 생각을 달려보기도 하며 내일의 태양을 오늘도 기대하며 편안한 저녁을 맞이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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